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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포르노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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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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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영상이 특별한 제재 없이 무료로 유통되고 있는‘ㅂ 인터넷 사이트’공유자료실에 접속하면‘공유자’들로 북적댄다. 연령도 10~50대까지 다양하다. 마치 길거리에서 몰래 유통되는 음란물을 파는‘삐끼’마냥 갖가지 현란한 제목으로 자신이 소장한‘작품’을 다운로드 받을 것을 권한다. “OO여고 OOO 포르노”“30대 신혼부부 셀카”“디즈니랜드”등 수 없이 많은 국내 아마추어 포르노물이 범람하고 있다.

요새 가장 많이 유포되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디즈니랜드’. 이 동영상은 대여섯 명의 남성과 여성 한 명이 가면을 쓰고 나와 여성을 동물에 비유해 학대하면서 여러명과 변태적 섹스를 즐기고 있다. 또 얼마전 한 스포츠지에 특종(?) 보도되면서 섹티즌(섹스와 네티즌의 합성어)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른바‘C양 포르노’다.

물론‘C양 포르노’는 유포되지 않았다고 신문은 보도하고 있지만, 인기 정상의 연예인이 매니저로부터 심한 폭행과 강간을 당했다는 사건이 끼친 사회적 파장 때문인지 지하시장에서 인기가 더 높아졌다. 여기에 가정생활을 촬영했다는 동영상과 여대의 화장실을 몰래 찍었다는 동영상, 제주도로 신혼여행 간 신혼부부의 첫날밤을 찍었다는 동영상까지 유포되고 있다.
또 사라질 법한‘추억의 빨간마후라’는 여중생이 출연한다는 점 때문에 약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높은 상품가치’를 인정받아 수요층이 줄지 않고 있다. 화질이 비교적 깨끗하고 촬영기술이 수준급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게‘섹티즌’들의 귀띔이다.

배설장면 담은 변태동영상도

한 여대의 화장실 내부를 찍었다는 몰래카메라 동영상은 여대생들의 배설장면을 담았다는 것. 당연히‘변태 경향’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관음증 문화가 일상화한 일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몰래카메라 필름을 국내로 들여와 우리나라 여자대학의 모습을 촬영한 부분과 짜깁기해 편집 것이라고 분석한다.

‘신혼부부 몰카 포르노’라고 불리는 동영상은 신혼부부가 자신들만이 볼 목적으로 첫날밤을 찍어놓은 필름이 실수로 흘러나와 유통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 동영상은 종류도 많다. 실제로 이 동영상들은 기술적으로 아마추어 티가 줄줄이 흐르고 편집도 거의 안된 생필름인 경우가 많다. 또 얼굴이 그대로 나오는 점으로 미루어 시장에 유통시킬 목적으로 촬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동영상의 주인공들이 진짜 신혼부부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포르노자키(PJ)라 불리는 한국인 여성이 상대 남성과 함께 출연해 생방송으로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성행위를 하거나 노골적인 노출 장면을 보여주는 인터넷 성인사이트들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들은 국내에서 운영되는 성인사이트와는 달리, 성기 노출뿐만 아니라 실제 성행위를 생방송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 사이트들이 버젓이 이런 포르노그라피를 제작해 유통시킬 수 있는 것은 운영자가 외국에 있거나, 운영서버를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국내 사법권이 미치기 힘들다. 더욱이 이들 사이트들은 회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남녀의 성행위 장면이나 여성들의 성기가 노출된 1분∼1분30초 정도의 동영상을 성인인증 없이 공개하고 있다. 사이트 주소만 알면 미성년자도 얼마든지 볼 수 있도록 방치돼 있는 셈이다.

이 동영상들은 현재 불티나게 유포되고 있다. 인터넷 와레즈(Warez·정보공유사이트)사이트를 보면 위에 열거한 동영상들을 제시하며 2~3개에 몇 만원씩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은 이 동영상들을 압축파일 형태로 주고받거나 CD-ROM으로도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다. 캠코더의 대중화는 이제 한국에서도 아마추어 포르노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보급된 캠코더의 영향력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영상물 제작 욕구가 강한 아마추어들의 희망을 상당부분 해결해주었다.

몰카 찍어주는 러브호텔

사실 출연자만 보는 것이라면 변태건 관음증이건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별로 없다. 그러나 이윤을 목적으로 유통될 경우엔 문제의 차원이 달라진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 러브호텔에서 생겨나기 시작한다는 비디오카메라 설치도 이와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한 지역에서는 여관들마다 천장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투숙객들의 장면이 TV화면에 비칠 수 있도록 해놓았다고 한다. 손님이 원하면 이 녹화테이프를 가져갈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아마추어 포르노 제작인 셈이다.
그런데 이 테이프들을 업소 주인들이 다른 목적에 사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가정이 아니라 현실이며 시중에 유통되는 이른바‘신혼부부 포르노’도 이런 경로로 유출된 것으로 보여진다.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는 현상도 아마추어 포르노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여관방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고 나중에 테이프를 미끼로 협박을 하는 등의 범죄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우리 사회에 아마추어 포르노 동영상 유통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겉으로는 포르노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상당수의 부부들은 대부분 포르노를 침실에서 즐기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포르노는 합법화되지 않았을 뿐 대부분의 어른들이 일상적으로 은밀히 이용한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포르노에 식상한 이들이 아마추어 포르노에 쏠리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앞으로 본인들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이뤄지는 아마추어 포르노의 유통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춘산업의 과잉발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는 포르노산업이‘표현의 자유 확대’라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린다면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현재 유통되는 동영상들은 전문 포르노 프로덕션이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아마추어 포르노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아마추어 포르노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는 많이 다르다. 아마추어 포르노는 포르노의 공급과 유통이 자유로워진 뒤에 사회구성원들의 성적 취향이 극도로 다양해지고 개별화할 때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는 아직 아마추어 포르노를 확산시킬 정도로 사회적 기반이 형성된 상태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즉 성적 욕망의 개별화와 개성화가 극도로 진전되고 성적 적극주의가 사회의 일반적인 분위기로 자리잡을 때 아마추어 포르노는 비로소 대중화할 수 있다. 한국인의 정서적 특성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등학생들이 제작한‘빨간마후라’는 이런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

초상권 등 인권침해 논란 일듯

한편 최근 떠돌아다니는 아마추어 포르노는 동영상을 찍은 당사자들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로 유통되고 있어 초상권 등 인권에 대한 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아마추어 포르노의 공개 여부는 철저하게 당사자의 약속과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도덕적 불감증도 문제지만 이를 불법 유통시킨‘장사꾼’들은 더 큰 비난과 사법처리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범람’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일상화한 미국의 아마추어 포르노 유통시장에서도 다음의 사항은 엄격하게 규제한다.‘남의 침실을 창문 너머로 몰래 찍는 것’‘미성년자나 동물을 등장시키는 것’‘성폭력적 행위나 배설장면’등이 그것이다. 아마추어 포르노의 제작방침까지 상세히 설명한 가이드북까지 내놓고 있다. 한국도 이제 아마추어 포르노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것일까? 그야말로‘쿼바디스 아마추어 포르노’시대다.

MSN: minpd@ 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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