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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쉬한 기획서 쓰는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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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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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로부터 들은 말이고 후배에게 자주 해주는 말이 있는데 바로 기획서를 잘 쓰는 비결에 대한 것이다. 그 비결은 아주 간단해서 '자기가 쓴 작품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자기 작품을 남의 작품 보듯이만 할 수 있으면 무엇이 모자란지 넘치는지가 보이고 그러면 고칠 수가 있다. 그런데 이 간단한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누군가 자기가 써놓은 작품에 대해서 비판을 하려고 하면, 중언 부언 토를 달아가며 해명하기 바쁘거나 심지어는 정색을 해서 싸우려 들기가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그 다음 발전이란 것은 없다.

가장 나쁜 것은 오히려 상대방을 설득시키려 드는 자세인데, 비평을 해주겠다는 사람에게 "당신이 얘기하는 이러저러한 부분은 사실 이러저러한 의도에서 쓰여진 것이다. 그걸 이해 못하겠느냐" 는 식으로 강변을 하다보면 어느덧 스스로도 그걸 믿게 되어버린다.
"아 그렇구나 내 작품에는 이런 훌륭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구나. 남들이 몰라줘도 상관없다. 나는 예술을 하고 있으니까..." 하는 식으로 정리가 된다.

자기 발전을 못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상한 방향으로 후퇴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사람 사는 것도 마찬가지인 듯 싶다. 내가 남을 보듯이 내가 나를 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이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한심한 것도 보이고 간교하거나 더러운 부분도 잘 보인다. 그런데 나의 그러한 부분은 도통 보이지가 않는다. 설령 보인다 하더라도 잽싸게 합리화를 시킨다. "내가 나빠서가 아니라 저쪽에서 그런 식으로 나오니까 낸들 별수 있겠어. 그런 때 그만큼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심지어는 자신의 언행에 훌륭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마찬가지 얘기지만 이렇게 되면 자기발전이란 것은 없다.

기획서를 쓸 때는 더 좋은 기획서를 쓰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 된다. 돈도 좋고 명예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지난번보다 더 나은 '작품' 을 만들기 위해서 기획자는 존재한다. 우리 살아가는 것에도 목적이 있을 것이다.
어제보다는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이 우리 사는 목적이 아닐까. 예술이든 정치든 단순근로이든 하는 일이라는 것은 단지 그 목적을 위해 연마하는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목적은 상실하고 도구에만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사업기획서나 마케팅기획서, 웹기획서 등 갖가지 기획서의 기능적인 면은 배우고 연습하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 솔직히 요즘에는 공부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웬만한 이들은 기획서 정도는 아주 깔끔하게 잘 써낸다.

개요, 개발목적, 전략, 프로모션, 수익모델...

교과서에 나오는대로 순서도 틀리지 않게 잘 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기획서를 잘 썼다고 하지 않는다. 그런게 잘 쓰는 기획서라면 반십년 넘게 기획서를 써온 나는 아주 잘 써야 할 것이다. 나사 돌리는 단순 기술자도 반십년을 넘어 같은 일을 계속하면 나사 돌리는 것에는 거의 도사가 될 것이다.

눈감고 꿈꾸면서도 나사를 정확하게 돌려대겠지.
그러나 기획서는 도대체 그런 기술적인 것과는 상관이 없어서 매번 쓰기 시작할 때마다 막막하고 쓰면 쓸수록 어려워진다. 왜일까? 기획서는 한석봉의 글씨 쓰기와 다르기 때문이다.
전에보다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어야 되고, 전에보다 더 깊은 인간 속을 볼 수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성장하지 못한 자신으로서는 기획서를 잘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성장이 뭐겠는가... 세월이 가면서 깊어지기는 커녕 더 얄팍해져 가는 거 같고, 요령주의가 되고, 혼탁해지고...
그런 영혼으로는 좋은 기획이 나올 리가 없다는 걸 스스로 알아야한다.
글쓰는 기술자가 되기 전에 스스로를 갈고 닦는 것을 더 중히 여겨야 한다. 그 훈련은 맨 먼저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스스로의 눈에 비치는 자신은 알게 모르게 온갖 합리화와 변명으로 떡칠을 하고 있다.

남의 눈에 비치는 내가 사실은 더 정확한 법이다.
그러니 남이 아픈 말을 할 때 "으음...고맙군..." 하고 생각할 수 있으면 아주 좋다.
상대가 좋은 뜻으로 얘기하건 나쁜 뜻으로 얘기하건 무조건 비난을 할 때에도 "으음...나에게 비료를 주는군..." 하고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려고 애를 쓴다.(애를 쓴다는 건 잘 안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것이 섹쉬한 기획서 만드는 수련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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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하늘풍경님의 댓글

  • 하늘풍경
  • 작성일
  ^^ 섹쉬한 기획서 만드는 수련법...나도 배워야겠군!

알려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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