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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따따여사세상소리] 살아있는 풍경 - 아버지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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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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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얼큰하게 드시고 문 앞을 들어오는 아버지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내년이면 환갑이신데, 간혹 아직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술을 드시는걸 보면, 당신 말씀처럼 젊은 사람 못지않게 체력을 키우시기
때문인지..




이제는 즐기면서 드셔도 좋으련만, 아버지 세대는 친구 분들이 그러하듯
술이 술을 먹는데 익숙해져 버린 것 같다.




요즘은 내 잔소리가 좀 늘었다.



"아버지 건강 좀 생각하세요. 적당히 즐기면서 좀 드세요. 그렇게 많이 드시지 말고.."



몇 번 이런 말을 듣게 되는 아버지는 쓱 쳐다보고,
웃으신다.




" 너희 세대하고 우리 세대하고 세대차가 있지.



아버지 가슴 좀 만져봐라. 내가 이렇게 마셔도 다음날 새벽이면 산에 가서
평행봉하고 운동 얼마나 하는지 아냐.



너보다 더 잘할걸



넌 평행봉이나 할 줄 아냐 "




이런 레퍼토리로 아버지의 말문이 열리신다.




그리고,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드신다는
말씀을 하신다.
예전엔 몰랐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런걸 너가 알겠냐 하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길 하시고 나면, 됐다 그만하자 하시며 돌아서는 아버지



평소에는 별로 말할 기회가 없는데, 술 드시고 오신 저녁은 할말도 참 많아지신다.
어떤 땐 다 큰 아들에게 뽀뽀도 서슴치 않고 하시거나,
두 손을 꼭 잡고 허허 웃으시는 모습을 보면,




왠지 마음이 아프다.




아버지는 자식에게 못해준 게 많다고 아쉬워하시고,
자식은 아버지에게 해드릴게 없어서 아쉽기 만한 시간을 보내고,
희끗한 아버지의 내년 환갑소식과
이제 십년이면 칠순이 되어, 아버지 말대로라면,
이젠 인생에 더 살아선 안될 나이가 된다는 말이 나오면 그 말이 가슴에 와 묻힌다.




부모님에게 뭔가 더 잘해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올런지 모르겠다.
마음을 전하는 거 외엔 가족을 이루어 사는 데에도 힘들어 하는 사회를 보면,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드리기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마음이나마 편하게 부모님을 생각하고 모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 말씀처럼 때가 되면 사람은 떠나기 마련이다.
슬프겠지만, 살아계신 남은 기간동안 아버지의 초생달 같은 웃음이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다.




아버지 가슴이 그냥 나온 줄 아느냐 하며, 가슴을 툭툭 치시는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술만 적당히 드시면, 체력좋죠 인물 훤하시죠 원더풀이라니까요"


란 아들의 말에 훤하게 웃음 지으시는 모습이 오래도록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 당신께서 남기신 초생달 웃음을 기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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