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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세레모니, 히딩크에게 '절'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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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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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서 멋진 골 장면 못지 않게 관전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골을 넣은 뒤 즐거워하는 선수들의 다양한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독특한 "골 세레모니"가 많았다. 특히 월드컵 에 처녀 출전해 프랑스와 개막전을 한 세네갈은 아프리카 특유의 민속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일부 선수들은 골 세레모니나 패션 등을 관중에게 뭔가를 암시하는 "행위예술"로 승화시켰다.

지난 98년 대회에서 가장 멋진 골 세레모니를 연출한 선수로는 단연 브라이언 라우드럽(덴마크)을 꼽을 수 있다. 선수들은 흔히 골을 성공시키고 나면 기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춤을 추거나 공중제비 묘기, 또는 그라운드를 돌진하는 역동적인 세레모니를 펼치기 일쑤다. 그러나 라우드럽은 7월4일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너무나 정적이고 여유 있는 "플레이보이 잡지형" 세레모니를 펼쳤다. 라우드럽은 이날 오른발 강슛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곧바로 잔디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왼팔로 턱을 괸 채 사진기자들을 향해 요염하게 포즈를 취했다. "어때, 나 섹시하지"

지난 94년 월드컵서 첫선을 보인 아기 어르는 포즈도 재현됐다. 당시 베베토는 골을 넣은 뒤 자신이 아들을 낳았음을 알리기 위해 이 자세를 취했다. 98년에는 바티스투타였다. 대회 도중 득남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16강전에서 페널티킥이 성공하자 양팔로 아이를 감싸 좌우로 흔드는 자세를 취하며 득점, 득남의 기쁨을 한꺼번에 표시했다.

월드컵 처녀출전에서 3위 돌풍을 일으킨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보반은 머리에 자신의 번호인 10번을 새겨 넣은 특이한 헤어스타일로 출장했다. 등 번호만으로는 자신의 번호를 알리는 것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또 파라과이의 괴짜 문지기 칠라베르트는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밖으로 나간 공을 주우러 갔다가 공만 줍지 않고 공 앞에 앉아 있던 사진기자의 모자를 느닷없이 뺏어 쓰고 골대로 되돌아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별안간 모자를 빼앗긴 사진기자는 물론 시청자들도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는 몇 걸음을 골대쪽으로 향하다 이내 사진기자를 향해 되돌아보며 장난스럽게 살짝 웃어 보이고 모자를 밖으로 던져주고 들어갔다.

로페스(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골문 앞에서 문지기 다리 사이로 여유 있게 골을 넣은 뒤 관중석 가까이 달려가 상의 겉옷을 들추고 속옷을 내보이면서 관중들을 향해 무언가 퍼포먼스를 벌였는데 내의에 무엇이 씌여 있었는지 화면에는 나타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해줬다. 이 밖에 히바우두(브라질)와 하다(모로코)는 골을 넣은 뒤 상의로 머리를 덮어쓴 "복면 세레모니"를 연출했다.

월드컵 진출 48년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는 한국 축구. 그 배경에는 갖은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성실하게 선수들을 독려하고, 우직하게 조련해온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웃사람을 공경하거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때 절을 하는 문화적인 특성이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는 히딩크 감독에게 '절'을 하는 '골 세레모니'를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가능할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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