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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철저한 계급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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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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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테크놀로지는 과연 중립적인 존재인가?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의 가치 판단 기준을 떠난 중립적인 존재여서 테크놀로지를 쓰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서 선악의 기준이 결정되는가? "도구는 도구일 뿐"이라는 시각에서는 기술의 발전에서 비롯되는 예측하지 못한 부정적인 사회적 변화에 대해 기술 자체를 비난하기보다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의 책임을 묻는다.

사생활의 침해, 음란물의 유통 등 인터넷의 발전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사회 현상에 대한 책임은 인터넷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크놀로지는 완전히 가치 중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테크놀로지, 기술, 정보는 그 자체로 정치 경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정보는 정치적, 사회적인 편견을 지닌다. 정보에 대한 접근과 이용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각각의 매체 또한 특수한 정서적, 이지적인 편견을 지닌다. 그래서 닐 포스트먼(뉴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은 매체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지닌다고 주장한다. 매체나 테크놀로지가 결코 중립적인 존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는 개인과 사회를 특정한 계급으로 묶어두는 데 쓰이기도 한다. 정보화 시대와 함께 "대중사회"라는 큰 집단도 점차 분할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개인의 신상명세, 지출내역 등에 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유통되면서부터 대중사회에서 개인을 소득이나 직종에 따라서 차별화 하는 마케팅 전략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이란 이론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계급의 성층화"가 필요하다.
미국의 마케팅 연구회사인 시몬스는 미국인들을 47개의 라이프 스타일 집단으로 나누고 있다. "Z01"에 속하는 사람들은 고소득을 누리고 높은 학력을 지닌 전문가들이다. "Z47"에 속하는 사람들은 학력이 낮고 숙련된 기술도 없으며, 시골에 사는 계층이다.

"Z47" 계층에는 미국 남부의 흑인들이 많다. 이렇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도의 카스트제도 식으로 계층을 나누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적절한 계층의 집단에 적절한 물건을 효율적으로 팔기 위해서다. 광고주에게 미디어에 관련된 통계 수치와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이런 "계급 시스템"이 시작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신문에서는 광고주들에게 광고 지면을 팔 때 독자들의 신상명세에 따라서 광고료를 다르게 책정한다. 온라인 서비스 가입자들의 신상명세에 따라서 독자가 "40살 이상의 전문직업인 대졸 남성"일 때의 광고료가 막연히 "남성 독자들"을 상대로 한 광고료보다 높다. 인터넷 신문이기에 가능한 "계층화"다.

또 "스타 게이즈"라는 텔레비전 시스템에서는 서비스 가입자의 소득 수준, 직업 종류에 따라서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보내는 광고의 종류가 다르다. 고소득층에는 벤츠 최신 차종의 광고를, 저소득층에게는 거기에 적합한 차종의 광고만을 내보내는 것이다. 벤츠를 살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벤츠 차 그림이 있는 광고를 보여주는 것조차 "낭비"라고 여기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이렇게 광고도 사람을 차별할 수 있다.

정보의 정치경제학은 정보를 통한 부의 생산과 분배에 초점을 맞춰왔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의 유통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정보의 유통이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정보의 활발한 유통으로 인해서 부의 분배와 정보 접근권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이는 곧 역설이다.

(ICQ :Click MSN : minpd @ 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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