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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에 죽고 사는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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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민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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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에 죽고 사는 한판 승부!


오픈프라이스(Open Price)제가 본격 도입되면서 유통업체는‘가격전쟁’에 들어갔다. 제조업체가 원가에 이윤을 붙여 매기던 권장소비자가격이 사라지면서 유통업체가 값을 매길 수 있게 됐다. 같은 상품이라도 유통업체에 따라 파는 값이 다르다. 소비자는 가장 낮은 값에 물건을 사려한다. 그래서 유통업체는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다른 곳에 비해 조금이라도 값이 비싸면 고객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경쟁상대보다 상품 값을 낮추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절체 절명의 과제다.

“백화점보다 다양하게 할인점보다 싸게”

특히 사이버공간의 시장쟁탈전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이버쇼핑몰이 지난 5월 9일 통계청이 발표한‘전자상거래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올 1분기 2274개 사이버쇼핑몰을 통한 총 거래규모는 1조33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78억원에 견주어 89.2% 증가했다.

한솔CSN(www.csclub.com), 삼성인터넷쇼핑몰(www.samsungmall.co.kr) 등의 대형업체와 인터파크(www.interpark.com) 등의 전문업체들은 주목받을 만하다. 이들은“상품은 백화점보다 다양하게, 값은 할인점보다 낮게”를 내걸고 다른 시장의 고객을 빼앗고 있다. 그러면서 경쟁업체보다 더 싼값을 매기기 위해 치열한‘눈치싸움’을 벌인다.

삼성인터넷쇼핑몰은“가격전쟁은 정보싸움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경쟁업체의 가격동향을 끊임없이 살펴 더 낮은 값을 불러야 상품을 팔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쇼핑몰의 값을 낮추기 위한 아이디어경쟁은 치열하기만 하다.

삼성몰은‘고객모니터링제’를 운영하고 있다. 30명이 인터넷에서 서핑을 하면서 여러 쇼핑몰의 물건값을 비교해 매주 1차례 자료를 보내고, 달마다 보고서를 내고 있다. 50명의 모니터 요원을 둔 한솔몰은‘최저가격연동제’를 시행하고 있다. 홈페이지에‘가격비교엔진’을 달아 특정상품을 구입할 때 다른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제품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한솔몰에서 제시하는 가격이 최저 값이 아닐 때는 자동으로 최저 값으로 나타난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것이다.

인터파크는 200여개의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서비스불량 삼진아웃제’를 도입했다. 다른 쇼핑몰에 비해 값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있을 경우 업체에 2차례 경고를 한 다음, 3차 항의가 들어올 경우 인터파크 쇼핑몰에서 추방하는 제도다. 반면 다른 쇼핑몰보다 싼 값에 물건을 팔 때는 추천상품으로 올려 적극 판촉을 지원한다.

사이버쇼핑몰의 공세에 할인점들은‘바잉파워’(Buying Power)를 이용한‘박리다매’전략을 쓰고 있다.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하면 제조업체와 가격협상을 벌여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다. 소비자한테 파는 값도 그만큼 낮아진다. 더욱이 오픈프라이스제의 도입은 제조업체에 대한 대형할인점의 주도권을 강화했다. 그래서 점포수를 늘려 몸집을 키우려고 한다. 대형할인점은 내년이면 점포수가 100개를 넘어서고, 시장규모도 연평균 60% 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계 대형할인점의 경우에도 현재 20여개에 불과하지만, 2003년께에는 50여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형할인점의 또 하나의 주무기는‘프라이빗 브랜드’(Private Brand) 제품이다. 할인점이 제조업체에 자신의 상표가 달린 독자 모델의 제품을 요구하고, 이를 대량으로 납품 받아 자신들만 싸게 파는 방법이다. 신세계백화점은“제조업체는 광고비나 판촉비가 없기 때문에 20~40% 정도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팔 수 있다. 이마트는 현재 13%대인 PB(Private Brand·독자적인 상품)제품의 비율을 2003년까지 45%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물론 최저가격 2배보상제 등을 통해 똑같은 상품을 동일 상권의 다른 업체보다 비싸게 팔았을 때는 그만큼 돈을 되돌려주는 방법도 동원하고 있다. PB제품의 높은 가격파괴력 때문에 전문할인점은 물론 LG홈쇼핑과 39쇼핑 등 케이블쇼핑도 곧 PB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대형 유통업체만이 아니다. 그 동안 슈퍼마켓 등 구멍가게 수준의 유통업체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대형유통업체의 저가전략 앞에 당하고만 있었다. 그러나 이들도 적극적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임재선 과장은“중소 자영업주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단결밖에 없다”고 말한다.‘코사마트’란 독자상표로 식용유와 화장지, 종이컵 등 생필품을 납품 받아 판매값을 낮추고 있다. 연합회는 또 특정제품을 공동 구매해 40개 지역조합에 일괄적으로 배분한다. 그러면 대리점을 통해 물건을 뗐을 때에 비해 15~20% 정도의 가격인하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은밀한 거래‘백마진’도 성행

대량구매방식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또 하나의 가격인하 요인을 갖고 있다. 이른바‘백마진’(^^: 된소리되기 '빽마진'·판매장려금)으로 불리는 은밀한 거래다. 제조업체가 쌓인 재고품을 대량으로 밀어내기하고, 유통업체가 이를 소화하면 나중에 3~5%를 되돌려준다. 유통업체는 그만큼 싼값에 물건을 팔 여유를 얻거나 원가로 팔아도 이익을 얻는 셈이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이란 선전문구는 이런 데서 비롯된다.

소비자들은 유통업체의 가격경쟁으로 더 싼값에 물건을 사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가격파괴경쟁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가격결정권을 쥔 유통업체가 벌이는 제살 깎아 먹기식 경쟁은 제조업체의 품질 향상을 가로막고, 수익성을 악화한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질 좋은 상품을 정당한 값을 치르고 살 수 있는 기회를 봉쇄 당할 수밖에 없다.

(ICQ :Click MSN : minpd @ 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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