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幸福)합니다





- 천상병








나는 아주 가난해도





그래도 행복(幸福)합니다.





아내가 돈을 버니까!








늙은이 오십세살이니





부지런한 게 싫어지고





그저 드러누워서





KBS 제1FM방송의





고전음악을 듣는 것이





최고(最高)의 즐거움이오. 그래서 행복(幸福).








텔레비젼의 희극(喜劇)을 보면





되려 화가 나니





무슨 지랑병(炳)이오?








세상은 그저





웃음이래야 하는데





나에겐 내일도 없고





걱정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어찌 어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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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인을 좋아한다.


기괴하고 해골같은 그의 얼굴엔 낯익은 미소가 있었다.





처음 그의 시를 접했을때, 난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나이가 20대를 넘어서면서, 중반을 지나 이제 서른 고비를 바라볼때,


인생의 참 의미는 즐겁게 함께 사는 것이란것을 알았다.








나 돌아가서 이세상 아름다웠다 하리라...








되뇌여도 되뇌여도 내가 생각하는 것과 참 비슷하다.


그는 떠났고,


나는 남아서 늘상 있었던 것을 언어로 만들어놓은 그의 말을


되새김질 해본다.











오늘은 하루가 바쁘고 미묘하고 복잡했다.


하나의 실수는 엷은 거미줄 처럼 엮어져 있고, 그것을 풀어내는데도


역시 너무나 많은 꼬인 실타래를 풀어 제자리를 맞춰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음을 가다듬고,


정리 하는 마음으로 원성스님의 풍경 이란 시화를 찾았는데,


우연히 한자리에 놓인 천상병시인의 '나는 행복합니다'를


살포시 마음자락에 담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는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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