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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하고 웃을수 있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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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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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댄스를 처음 접한 건 아마도 2001년 4월 쯤이었을거다.



'라틴속으로'라는 카페에 회원가입을 하고, 몸치인 내가 잘 따라갈 수 있을까를 걱정하면서도,

용기있게 태화당 지하실의 문을 두들겨 들어갔다.

지금도 기억하는건, 키가 작고 마른 사람이 검고뾰족한 구두(댄스화)를 신고, 거울 앞에서

신입들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춤을 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 멋있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그 남자분의 진지함에서 나는 나와는 다를 거 같은

느낌을 받았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는....



모두가 일렬로 서서 베이직이란 것을 가르침 받고 그것을 따라할때 비로서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 남과 같이 뒤뚱거리고 있다는 것, 누구하나 내 몸이 따로 놈을 비웃지 않는다는 것

그것 만으로도 첫시도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 후로 난 단 한번의 참여로 인연의 끝을 맺었는가 싶었다.

회사일로 그리고 마음의 게으름이 더이상 계속 라틴춤과의 인연을 지속시키지 못했다.



그해 10월 다시 '라틴속으로' 으로의 초급과정을 밟았다.

용케 12번의 강습을 마쳤으나, 여전히 바(bar)라곤 '바히아'를 먼발치에서 바라본 거 외엔

단 한번도 가보질 못했다. 그저 연습실에서 배우는 것이 전부였고 좋았던 시절이었다.

숫기없음이 더 이상의 재미와 진척을 느끼지 못했다.





2002년 4월 다시 '라틴마니아'의 문을 두들겼다.

춤도 좋지만, 사람과의 관계가 좋고 더 인간적이라는 말에 매력이 끌렸다.

다시 시작할려는 마음도 있었고, 그전에 배운것을 그만둔것이 너무나 아쉽고 아까웠기에

다시 용기를 내고 시작했다.



2003년 8월 혹은 9월 '라틴마니아'가 일시 폐쇄를 하게 되고, 새롭게

'라틴댄스마니아'가 문을 연 지금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서로 좋았던 사람간의 관계도 작은 오해와 불신으로 어려워질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안타깝고 서운함이 많이든 날들이 있었지만, 여전히 즐겁게 웃는 친구들을

보면, 새삼 내 오래전 모습을 떠올려보게 된다.





시간이 지나고 사람간의 관계가 오래되고, 그러면서 변화가 많은 사람관계속에선

쉽게 외로움을 느끼게 되기 마련이다.

요즘은 간간히 그런 외로움을 느껴보기도 한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사람들 속에 똑같은 모습으로 서있는 거 같은데,

점점 서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제각기 자기일을 찾아 하나둘씩 예전의 일과로

돌아감을 느낀다.



변화된 것은 없다.



그저 더이상 내가 다가섬을 게을리함을 알고 있다.

사골국은 오래 진득히 끊여야 그 국의 진맛을 알게 되기 마련이다.





조금씩 그런 맛이 우러나는 관계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또한 전처럼 즐겁게 받아들이고 싶다.

무엇보다 '춤의 즐거움'을 잃고 싶지 않다.





내 나이 마흔 쉬은이 되었을때, 내 아들 내 딸과 함께 함께 출 수 있는 춤으로

즐길수 있는 춤의 방법을 느껴 간직하고 싶다.





올 한해도 되돌아보면 좋은 인연들이 많았음에도,

하나하나 챙겨 좀더 돈독하고 신뢰있는 관계를 만들어가지 못했음을 아쉽게 여긴다.

내년 그리고 내 후년 우리의 인연이 오래 지속되도록 빌어본다.





가끔 멍하니 바라보는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들 속에 낯선 얼굴들에게도 이제는

다가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해야겟다.

더 아쉽지 않도록, 동호회라는 작은 틀 속에 우연하게 그러나 필연적으로 맺어진

인연을 웃으며 보낼수 있도록 한해를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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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하고 웃을수 있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2003.12.08/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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