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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기행1] 인도로 떠나니 내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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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제목 : 하늘풍경의 인도기행 “인도로 떠나니 내가 보이네”

소제목 : ■ [하늘풍경의인도기행] 인도로 떠나니 내가 보이네

서른이 되었다. 내 나이 서른이 되면, 인생의 반을 산것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생각으론 서른이란 나이는 어른스럽고 책임감있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정받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까마득하기 만한 서른을 생각하면서 현재의 내가 아닌
성인으로서 한 몫을 해나가는 내 모습을 그려보곤 했던거 같다.

그러나 서른의 내 모습은 아직 사회인이 되어있지 못하다.
늘 성실하고 열심히 살았지만, 사회는 변화하고 있었다. 내 나이의 젊은이들이
그러하듯 IMF는 직장에서의 꿈을 변심시켰다. 더 이상 직장은 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
1년을 쉬고 10개월을 더 다닌 후에 나는 이직을 했다. 늦은 나이였지만 과감했고 단호했다.

웹이라는 세상을 만났다.
웹마스터라고도 했고, 웹기획자라고도 했고, 프로젝트매니저라고도 불릴 수 있었다.
하나 하나 웹을 알게 되면서 창의성과 커뮤니티를 필요로 하는 세계를 만났다.
웹을 알게 되면서, 나는 내 삶에 대한 문화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단기적이고 암기적인 지식을 게워내고 새롭고 변화하는 마인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영화와 연극을 무척 즐겨서 보게 되었다. 일부러라도 문화적 산물들을 만나기 위해 애썼다.
패러글라이딩이라는 평이하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들도 체험을 해보는 시기가 되었다.
무엇이든 경험하는 것으로서 내 눈과 마음은 웹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연상해 내곤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2개월동안의 시간을 공부하는데 투자했다.
사람을 만나고 책을 보면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무모했을지언정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 무모함마저 부럽게 생각해 주었다. 나의 진지함이
그들을 알게 모르게 설득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인도를 생각했다.

한달 여정의 배낭여행은 앞으로 2개월을 더 백수로 지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지만,
인생에 있어서 서른의 나를 바로 볼수 있게 해주는 시간으로의 짧지만 긴 여행이 되리란
생각을 하게 됐다.

인도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공간을 제공해준다.
사람들에게 인도란 땅은 배낭여행지로서의 단순한 의미 이상을 지니기 시작했다.

이곳의 땅과 그곳의 땅이 그리고 바라보는 하늘이 특별한 것은 결코 아닐것이다.
인도는 아직도 우리의 시각에선 미개한 습성을 버리지 못했으며 어마어마한 인구를
가진 가난한 나라, 소똥이 천지에 붙어있고, 가난하면서도 소를 우대시 하는 알수 없는
민족 정도로 불리워질수도 있다. 수많은 신들이 난립하여 인간과 신과의 경계마저
모호하고, 카스트제도라는 불합리한 신분제도를 가진 나라, 손으로 밥을 먹고,
아무곳에나 일을 보면서도 당당하게 생각하는 지저분한 나라 정도라고 할까?
그러면서도 IT 최대 강국이라는 미개함과 첨단산업이 혼재하는 나라 정도로 생각하면
그뿐인지도 모른다.

인도를 여행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여러 사이트를 돌아보면서 인도에 매료된 많은
여행자들을 발견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다시 가보고 싶은 인도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으며, 그네들의 삶 속에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 땅에서와는 다른 특별한
느낌을 이야기 해주곤 했다.
외국에서 건너온 여행객을 몇시간씩 지켜보다 졸고 그리고 자버리고 마는 사람과
너무도 천진스럽게 거짓말을 하면서도 ‘no problem’을 외쳐대는 사람들이 있는곳.
화학적으론 화장터의 재와 빨래 온갖 쓰레기로 말미암아 오염되어진 갠지스강에서
어떻게든 신성한 목욕을 하기 위해 모여든 인도인의 행렬, 하층민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낙천성을 버리지 않고, 웃돈을 얹어 주어도 그것을 오히려 여행자의 선행이라 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여행자들은 인도라는 땅에선 자신과
사람들에 대한 또다른 생각을 갖게 된 듯 했다.

인생을 비유할 때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란 말을 쓸 때가 있다.
여행자들은 인생에서 고정된 삶을 벗어난 나그네와 같다.
잠시 자신이 선 곳을 떠나서 그들은 자신의 지난 삶과 앞으로의 삶 그리고 먼
이국땅의 풍경들과 거기에 땀흘리며 사는 사람들에게서 나는 누구일까? 라는 진지한
물음을 던져보지 않았을 까를 생각해 보았다.

이제 3일후면 서울을 떠나 인도로 떠난다.
델리에서 중부인도로 행했다가 다시 북인도를 둘러보고, 기회가 닿는다면 네팔국경을
넘어 카투만두를 갈것이며, 돌아오는 길엔 방콕에서 며칠의 체류시간을 보내게 될것이다.
인생에서 한달은 무척 짧은 시기이지만 지금의 내게 있어 한달은 무척 긴 여정으로
여겨진다. 그 길을 떠나면서 나는 나를 다시 찾아보는 시간을 갖게 될것이며,
그 생각들은 인도에서의 여행과 유적, 인도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깊지 않지만,
찬찬히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 될 것이다.

먼 길을 떠나야만 중요한 깨달음을 얻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중요한건 내가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라는 내면의 질문이며, 그에 대한 답을 긍정적으로
얻는 것일것이다.
여행이란 떠나면 돌아오게 되어있다.
돌아왔을땐 다시 제위치에서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듯 생활에 치중하게 될 것이다.
얻는 사람은 사는 의미를 얻을 것이며, 잃는 사람은 여행하는 동안의 시간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제 인도로 간다.
인도로 가서 내가 느끼는 삶에 대한 애정은 이곳을 통해 다시 여러 사람들과 이야길
나누게 될 것이다. 지금은 시작이며, 상상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갠지스강도 없으며, 신화의 나라도, 요가를 하는 수도자도 없다.
다만, 인도로 가는 내가 있을 뿐이다.

인도로 떠나며 나는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 하늘풍경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10-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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