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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기행7]마날리 산행에서 만난 알프스소녀 하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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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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Ø 마날리 산행에서 만난 알프스소녀 하이디(?)

하루를 머물고 떠날 일정을 잡았던지라 조금은 급하게 가까운 곳으로 마날리 산책코스를 잡기로 했다.  가이드북에서 얻은 정보로 폭포를 지나 무료온천욕을 하고 마을하나를 지나 올드마날리로 해서 다시 뉴마날리의 숙소로 오면 반나절 코스로 적당할 것으로 여겼다.
숙소 앞으로 나오니 산길로 가는 길목이 있고, 올드마날리로 오르는 길이라고 한다.
내가 앞장을 서서 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막기를 지나서 가다보니 뉴마날리와는 비교도 안되는 허름한 전통가옥들이 보인다.
지나는 사람을 붙잡고 물으니 이곳이 올드마날리라고 하는데, 숙소라든가 사람들의 모습이 시골주민을 보는듯하고, 방값 역시 무척 싸서 외국인들의 여행자 숙소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올드마날리길을 지나 산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만났다.
경치도 좋고, 한국의 산길을 닮았기에 조금더 가면 왠지 폭포 줄기가 보일것만 같아 폭포를 찾아 Let’Go를 외치며, 4명이 길을 올랐다.
숲길을 굽이 굽이 오르다보니 왠지 닦이지 않은 길들이 자주 나온다.
가이드북의 코스라면 관광객의 발길이 꽤 지나쳤을텐데, 목동들이 지나고 그 뒤를 따르는 소들의 소똥, 염소똥들만이 간간히 흔적을 보여준다. 뒤에서들

“이 길 맞어?” “제대로 가는거야?” “길눈도 어두운데 믿어두 되는거야” 라며, 성화다.

다행히 산으로 오르는 길이 좀 힘들긴 해도 산책하듯 계곡과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고 숲이 울창해 기분은 좋았다.  어느 지점에 오르니 산을 돌아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길로 가는 숲길이 영히 애매했다. 그래도 시작한 길 갈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에 조금만 더가면 폭포가 있을거라며 잎에 얽힌 길을 뚫고 지나서 오르다보니 얼마되지 않은 곳에 사람이 보인다.

햇살이 비치고 잔디처럼 평탄하게 다녀진 곳에 두세사람 앉을 만한 모포를 깔아놓고 챙있는 모자에 원피스를 입고있는 한여자분이 멀리 시원스럽게 내다보이는 마날리의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좀더 가까이서 보니 동양인이었고, 일본인 아니면 한국인이란걸 알았다.

‘혼자인걸 보니 한국인이네’ “ 안녕하세요 “ 하고 우리들이 인사를 하니 안경을 낀 얌전해 보이는 아가씨가 느긋한 목소리로 인사를 받아주며 웃어준다.

마날리에서 벌써 일주일째 머물고 있다는 여자분은 휴양하듯 머물르고 있으며, 이곳은 자신도 처음 올라온 곳인데 관광객도 많이 없어서 좋다고 웃어보인다.
우리가 가이드북을 따라 폭포를 찾아왔다고 하니, 웃으면서 ‘길을 잘못 드셨네요’ 라는 말을 하네.
이런 경우를 전화위복이라고 해야할까?
길을 잘못들은 탓에 산책코스론 그만인 곳에서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게 된것이다.
그탓에 일행들의 용서를 받았지만, 다음부턴 앞장서지 말아야지 라는 혼잣말을 되뇌여야 했다.

예전 TV 속에 나왔던 알프스소녀 하이디와 너무나 똑 같은 모습을 한 것처럼 아담하게 생겼다고 생각한 여자분을 뒤로하고, 우리는 조금더 산행을 해보았다.
약 20분정도 더 길을 따라 들어가 보았지만 산을 따라 구비구비 연결되어있는 산행을 시간상 지속할 수 없어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에 얼굴을 좀 축이곤 같이 오지 못했던 동생들에 대한 아쉬움을 친구와 이야기 하면서 내려왔다.

산 언덕에 자리잡고 그 자리에 앉아있던 소녀(?)는 우리가 멀찌감치 내려왔을 때 우리를 보고 일어나 손을 흔들어 주었다.  언덕에만 한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그 밑에 챙을 한 모자를 쓰고 원피스 치마에 손을 흔드는 소녀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만화속 한장면의 꼬마하이디를 닯았다.
“잘 있어요” “즐거운 여행되세요” 하며 친구와 목청껏 소리를 질러보지만, 소녀는 귀를 세우는 포즈를 하며 뭐라고 하느냐고 되묻는 서로 들리지 않는 기쁨을 연출한다.

어떻게든 그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 가지고 간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봤지만, 인화된 사진속의 소녀의 모습은 작은 점으로 바뀌었고, 녹색으로 푸른숲에 볼품없게 나무한그루만이 서있는 정체불명의 쓸모없는 사진이 되어버렸다.

추억만이 잊혀지지 않는 기억속의 한컷이 되었고, 현실 속에 남을 수 없는 흔적이 되었다.

>> 바가지를 쓰고 산 어부복 바지 이야기

올드마날리 마을을 거쳐 내려오면서, 일행 중 학교여선생님 한분과 동행한 내 친구는 현지상점 주인들과 힘찬 배드민턴을 치며 지나는 관광객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다.
저녁을 준비하러 내려오는 길에 친구와 바지를 하나 사야지 않겠냐는데 의견을 모았고, 현지옷을 사기위해 옷가게 상점에 들렸다.
옷이 한국의 남자한복바지처럼 되어있고, 통이 엄청나게 큰데, 혁띠가 없다.
어부들이나 농부들이 입는다고는 하는데, 인도현지인들이 입는걸 못본걸 보면, 관광객만을 위해 제작되거나 수입된 옷처럼 여겨졌다.
바지를 고정시킬려니 혁띠가 없다.
어떻게 묶냐고 했더니 양쪽을 접어 옷과 옷끼리 묶는 우스꽝스런 방식으로 혁띠를 대용한다는 말에 어이없어 하며, 여자들 옷에 달린 얇은 끈을 두개 더 달라고 해서 두벌의 바지를 골랐다.
바지들의 문양은 코끼리 낙타 춤추는아낙 등등 동물들과 관련한 것이 많았고, 재질은 면의 느낌에 물들인 것이 깔끔하진 못했지만 워낙 얇아서 시원스럽기는 할 것 같다.
가격을 물어보니 한벌당 120루피(한국돈 1루피 약30원, 3600원)라 한다.
두벌이면 240루피, 옷감도 별루 들지 않은 옷처럼 보이지만 돈을 더 받는다 해도 얼마나 더 받을까 싶어 친구랑 실랑이 없이 그냥 사기로 했다.
옷 샘을 치루고 내려오면서 마음 한구석이 조금 찜찜하긴 했는데, 숙소에 돌아와 입어보니 어색하지만 시원스럽기는 하네.
친구와 서로 번갈아보며 웃고 있는데, 동행중 동생이 들어왔다.
우리의 어색한 포즈에 웃던 녀석이 얼마나 주고 샀냐고 하기에 금액을 말했더니, 킬킬대며 하는 이야기

“ 오빠 나 그거 작년에 50루피주고 산거야. 글구 여기서 산 샌들 160루피 주고 샀는데…”

큰 돈은 아니지만 마날리 호텔 하루 방값을 고스란히 허공에 띄워보내야 했다.
(마날리에서 우리가 묶던 호텔의 하루 숙박비 2인실이 150루피였다.)

다음이야기
마날리에서 눈싸움을 벌인 짐꾼이야기와 두짝의 샌들을 저녁으로 먹은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 하늘풍경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2-10-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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