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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위해 기다린 세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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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하늘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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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9일 토요일

‘함께 하고픈 것이 있다’

만나서 하고자 하는 것이 몇가지 있다.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를 그러한 것을 하나 둘씩 만들어 간다는 것도 어쩌면
나를 위한 그리고 그 이후에 만날 사람을 위한 즐거움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예전에 본 영화중 “제8요일”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다운증후군의 남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영화를 난 감명깊게 보았다. 글쎄 감명이란 말보다 가슴 한곳에 뭉클한 감정 그런 것을 느꼈다고나 할까? 간간히 그런 영화들 속에서 삶의 안도를 여겨보는 것, 그것은 작은 행복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TV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보았다. 로베르토베니니가 나오는 그 영화에서 주인공은 유태인이지만 독일인 사랑하는 아내를 맞이한다.  늘 엉뚱하면서도 순진한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 그녀는 그의 아기를 낳게 되고, 독일군이 점령하여 핏박받는 상황에서 자식에게 공포를 주지 않기 위해 그 상황을 하나의 놀이처럼 인식시키며,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 코믹함을 잊지 않는다.  나는 굉장히 보고 싶은 욕심을 가졌지만, 남겨두기로 했다.  언젠가 만날 사람과 함께 그 영화를 둘이서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
특별함은 아니지만 그녀를 위해 남겨둔 한가지이다.

대전을 지나 동학사를 갔었다.
첫번째는 혼자서 떠난 배낭여행에서 였고, 두번째는 마음의 정리를 위해 대전의 친구들을
만나서 였다.  세번째는 내 여자친구와 함께하기를 바란다.
두번의 동학사 길에서 특별함이 묻어났던건 아니지만, 그곳을 갔을때마다 내겐 하나씩
묵은 것을 보내고 새로운 것을 맞아드리는 기분을 가졌었다.
많은 사람들이 머물러 있던 곳에 그들과는 다른 마음으로 천천히 오르던 동학사 길..
그냥 산길에 이제는 옛 모습 찾아보기 힘든 절이지만, 한때의 추억이 묻어 있는 그곳을
다시금 혼자가 아닌 둘이서 가보고 싶다.  아주 화창한 봄날이나 어느 낙엽쌓인 가을날 말이다.  그녀에게도 그런 여유로움과 마음의 고비를 지났던 길들을 같이 할 수 있는 마음을
함께 하고 싶다.

2000년도의 휴가는 부산에서 였다.  서울의 어느곳 같은 부산역은 그렇게 낯설지 않았고
해수욕장에 물장구를 치러 간 것이 아닌탓에 친척분들 집에서 아주 편안하게 지냈다.
오후가 되면 극장을 찾았고 하루는 다대포해수욕장의 갯벌을 찾았다.
수영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그곳이지만 잔잔하고 고요한 바다가 넓게 퍼져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천천히 갯벌을 거닐며 길바닥을 움직이는 작은게들을 손아귀에 쥐어보았다.
살기위해 꿈틀대는 작은게들과 먼 바다..
후후.. 한층 그리움이 짙고 깊은 눈매를 가진 바다의 모습이 천천히 지난일을 되새기는
내 눈과 모습을 닮아 있는 거 같았다.
그곳을 가고 싶다.
그때의 느낌과 천천히 거닐어보며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어 보는 그런 기쁨을 그녀와 함께
해보고 싶다.  부산역에 이르는 5시간의 긴 시간의 기차여행에서 지나는 시골풍경과 나무와 사람들을 보면서 일상에서 벗어난 기쁨을 같이 해보고 싶다.

후후…대상도 없는 글들이지만 언제쯤 이루어질 일일지 알수없지만 누군가를 위해 이렇게
글을 남겨보는건 무언가 중요한 것 하나씩 아주 중요한 사람을 위해 남겨두고 싶고,
그 마음을 변치 않기 위한 생각에서이다.

오늘은 하늘이 좀 흐리다. 비가올듯 싶은 그런 날씨..
가을을 아쉬워하는 여름끝 한줄기 눈물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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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ing

 2003년 올해도 여전히 그 기다림은 유효하다.
 하나씩 이루어나가고,
 두개씩 남겨둬가는 재미로
 또다시 새해를 맞이하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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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풍경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7-05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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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개글님의 댓글

  • 개글
  • 작성일
  가슴이..두근거리네요~^^

보경님의 댓글

  • 보경
  • 작성일
  새해 복 많이 받으셔.. 올해는 유효기간이 연장되질 않길 바란다. ^__^

알려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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